안녕하세요, 수박사건입니다🍉.
지난 10월 2일 수요일, 군산 영화동 분위기 좋은 술집 '수복'에 방문했습니다.
일을 마치고 늦은 시간 군산에 도착한 터라, 가벼운 안주와 잘 어울리는 술을 간단하게 즐길 수 있는 장소를 찾고 있었는데요!
지나가다 영화타운 (구 영화시장)의 레트로 하면서도 힙한 분위기에 이끌려, 무언가 홀리듯이 '수복'에 자리를 잡게 되었습니다.
"쌀 씻는 소리 향기"라고 적혀있는 간판.
매장 이름이 '쌀 씻는 소리 향기'인 줄 알았으나, 알고 보니 '수복'이었던 곳입니다.
수복(壽福)은 "장수와 복을 기원한다"는 뜻이라 짐작이 됩니다.
군산의 유명한 술 '백화수복'이 떠오르기도 하고, 여러모로 구도심의 정취와 잘 어울리는 이름이라고 느껴지네요.
'수복'은 이 매장을 3년 동안 지켜오신 두 사장님께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주방과 마주 보는 다찌석이 'ㄱ'자 형태로 여덟 석 정도 있고요, 자세히 보시면 술과 군산에 관련된 책도 꽂혀 있어요.
(술 한잔 시켜놓고 책 읽어도 시간이 금방 갈 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차분하고 잘 정돈된 분위기이다 보니, 위생에도 신뢰가 가서 망설이지 않고 자리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사실 군산에 내려오는 길은 녹록지 않았습니다.
회사에서 일하는 시간 내내 최대한 집중해서 맡은 일을 다 끝내야 했고, 기차 출발 시간을 놓치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점심시간에도 밥을 간단하게 먹고, 신문이나 읽으며 휴식을 취했어요.
결국 정신없이 기차에 올라탔는데 앞이 텅텅 빈자리어서 기분이 좋았고요.
어쨌든 '수복'에 도착해서 따뜻한 난로 옆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다찌석 외에도 주변으로 테이블이 여럿 있어요.
포근한 정취가 느껴지시나요?
'수복'에는 여러 종류의 술이 있는데, 전통주를 즐겨보고 싶어서 이강주를 골랐습니다.
이강주(梨薑酒)는 조선시대 3대 명주 중 하나로, 배와 생강이 들어가서 이강주라 이름이 지어졌다고 합니다.
향토문화재 6호, 대한민국명인 9호로 지정된 전통주로 뒤가 깨끗한 영혼까지도 달래주는 명주로 소문난 술이라고 하네요.
도수는 25%, 배와 생강, 울금, 계피, 꿀 등이 들어가서 달짝지근한 향이 나고 각 재료들이 조화로운 맛을 냅니다.
특히 생강과 계피의 맛과 향이 느껴져서 그런지, 후술 할 짭조름한 안주들과 궁합이 좋더라고요.
시중에 다양한 종류의 전통주가 있어도 잘 찾아 마시지 않았었는데, 이번을 계기로 그 매력에 빠졌습니다.
먼저 주문한 아보카도와 명란 그리고 구이김입니다.
이 셋의 조합이 아주 기가 막히는데요,
짭조름한 명란의 맛을 아보카도가 중화시켜 주고, 가끔은 김을 싸서 간장에 찍어 먹으면 입이 정말 즐겁습니다.
접시의 모서리에 보시면은 고추냉이가 올려져 있는데, 적당히 맵고 향 좋은 생고추냉이어서 좋았어요.
이강주와 아주 잘 어울리는 안주라고 느꼈습니다.
다음으로 시킨 안주는 항정살과 꽈리고추 볶음입니다.
고명으로 파채가 올라가 있고, 고기의 굽기가 딱 알맞더라고요.
앞서 주문한 안주 대비 달짝지근한 맛이 입맛을 더욱 돋워 줍니다.
주문한 안주와 이강주를 들이켜다 주변을 돌아보니, 제법 많은 손님들이 자리를 채우셨더군요.
신기하게도 군산에 와서 이런 경험을 자주 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별로 없다가도, 한 두 명씩 늘어나다가 어느덧 여러 명이 모이는 풍경을요.
어디를 가나 사람이 많은 서울 도심의 핫플레이스와는 다르게 시간이 느리게 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참 여유롭고 좋습니다.
아쉬워서 닭근위볶음과 마늘종도 하나 시켜서 먹습니다.
지나고 보니 항정살 꽈리고추볶음과 비슷한 구성이군요.
물론 맛나게 먹었습니다.
닭근위가 신선하고 쫄깃쫄깃했어요.
즐겁게 대화를 하던 시간은 분명히 천천히 갔는데, 안주와 술을 다 비우고 보니 벌써 집에 갈 시간이 되어 있더라고요.
'수복'은 그런 곳입니다. 마치 시간이 느리게 가는 듯 여유로운 순간을 즐길 수 있으면서도, 집에 갈 때가 되면 아쉬운 곳이지요.
지금까지 군산 영화동에 위치한 영화 TOWN 분위기 좋은 술집 '수복'에 대해 소개드렸습니다.
군산 구도심에 방문하시는 경우, 가볍게 들러 전통주와 맛있는 안주를 즐겨보세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본 글은 직접 사 먹고 작성한 '제돈제산' 포스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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